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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양성확진 이전

 

2021.04.12 월

 

나는 입사 일주일이 되자마자 회사 내부에서 코로나 양성확진자 가 발생하여

조기퇴근을 하고 인근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처음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가늘고 기다란 면봉을 내 왼쪽 콧구멍에 넣는데 넣고 빼는 순간에 아팠다.

 

삼성역 6번출구 임시선별 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2021.04.13 화

 

오전에 결과를 받았다. 음성판정이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또 양성으로 변질될까봐 무서웠다.

체온을 재봤는데 평상시에 36.3 ~ 36.5 정도였는데 갑자기 37.0 을 넘어서 37.4 까지 올라갔다!

 

나의 경우에는 브라운온도계 로 체온을 측정했다.

점점 올라가는 체온이 의문스러웠고, 아직 자가격리어플을 설치 안내를 받기 이전이었다.

나는 잠자코 기다렸다.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사용한 화장실, 내가 지나간 자리는 알콜소독제로 모두 닦았다.

락스로 청소를 했다. 그리고 방에서 밥도 따로 먹었고, 즉석밥같은 컵반으로 끼니를 떼웠다.

그러나 끼니를 떼워도 이상하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속이 매스꺼웠다.

 

가족들이랑 같이 식사하지 못하고 따로 혼자서 밥을 먹는 것 자체가 이미 슬픔이다.

나로 인해 가족들이 전염될까봐 죄송한 마음밖에 없었다.

 

 

 

2021.04.14 수

 

계속 수시로 체크했는데 열이 37.5가 넘는다.

37.7 ~ 38 까지 올라갔다.

내손으로 목과 이마를 매만져봤지만 열감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절망스러웠다. 그리고 의심스러웠다. 어제까지만해도 수상쩍어서 일부러 해열제를 안먹었다.

그리고 나는 이 사실을 담당공무원에게 알렸는데, 담당공무원이 나에게 해열제를 먹어봤냐고 물어보셨다.

아직 안먹었는데도 37.5도 이상의 고열이 난다고 답했다.

 

그러더니 담당 공무원이 해열제를 먹어보고 경과를 지켜보라고 하셨다.

지금 시기가 환절기라서 감기와 코로나 구분이 어렵다고 하셨다.

 

블안한 나는 담당공무원 말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해열제를 먹고, 쉬었다.

그리고 업무에 집중이되지 않고 어지러워서 오후 2시에 오후반차를 사용했다.

고열때문인지 계속 잠을 자게 된다.

 

 

 

2021.04.15 목

 

머리가 어지러웠고 열은 계속 유지됐다.

아침에 채온을 재봤더니 양쪽 모두 38.0 ~ 38.1 로 측정됐다.

최대한 침착하게 이성을 유지하고 담당공무원에게 전화를해서 재검사를 허가받았다.

그리고 인근 보건소로 가서 검사를 받았다.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면봉을 한쪽 콧구멍 넣어서 검사 받았지만

보건소의 경우에는 양쪽 콧구멍에 면봉을 넣었고

구강 안쪽 (목) 까지 깊이 면봉을 넣어서 검사받았다.

코구멍에 면봉 넣는 검사는 따끔해서 그 순간이 참 지옥같았다.

 

검사를 마치고 도보로 귀가했다.

몸이 열감이 계속 남아있어서 그런지 몸이 무겁고 지친 느낌이 들었다.

귀가하자마자 세수와 손을 닦고 방에 누워서 잠을 잤다.

그리고 판정결과가 음성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손꼽아 기다렸다.

 

다른 사원들에 비해서 너무 뒤늦게 구호물품을 이제야 받았다.

필수 구호물품은 사진처럼

 

 

방사능 마크가 표시된 봉투, 알콜 소독제 3개, 스프레이형 소독제 , KF94 마스크 2장, 면마스크 약 20매, 디지털체온계 정도였다.

 

나는 식품지원비 10만원 을 계좌이체로 지원받기로 했다.

반면,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다른 사원들이 올린 사진들을 보면서 알게됐는데

 

10만원이 아닌 식자재 구호물품을 집에 배송해주기도 한다.

햇반, 라면, 과자, 반찬, 통조림 등 식료품들이 푸짐하게 있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나는 10만원 지원받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ㅎㅎ)

 

 

잠, 체온체크, 잠 체온체크 ... 

래퍼토리가 계속 되었다. 연락은 여전히 없었고

37.5 ~ 38.0 고열인 상태는 여전히 그대로다.

해열제를 먹어도 약효가 지나면 다시 고열이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고열을 갖게되면, 자연스레 집중력이 흐려지고 어지러워서 잠만 잔다.

 

* 자가격리 기간에 코로나 검사 받을 때 주의 사항

1) 일반택시, 마을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 이용을 최대한 자제합시다.

2) 자차가 있는경우 자동차를 승차합시다.

3) 자차가 없는 경우 방역택시 와 도보를 이용합시다.

 


코로나 양성확진 이후

 

2021.04.16 금 - 자가격리시설 1일차

 

아침 9시~10시 쯤  보건소 기관에서 온 전화를 받았다.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내가 양성이라니...

 

양성판정을 받으면, 응급차를 타고 격리시설/병원에 이송되는 줄 알고 무서웠다.

29년 인생을 살면서 응급차를 타본적이 없었다.

 

나는 침착했고, 내방과 내가 이용한 화장실을 소독제로 뿌리고 닦았다.

내가 해줄 수 있는건, 나로인해 가족들이 양성판정을 받지 않도록

청소와 나의 흔적을 지우는 것 밖에...

 

회사에 양성판정 결과를 알리자마자

팀원들에게 응원과 걱정이 담긴 DM과 안부전화가 왔다.

 

정신없었다.

그리고 전화로 역학조사를 받았고 격리 통지서를 받아서 작성했다.

역학조사 내용은 코로나 당시 터진날과 주말에 뭐했는지, 어딜 갔는지 를 조사받았다.

카드내역서를 참조하여, 최대한 솔직하게 답변을 했다.

 

그리고 이송안내 문자와 전화를 받았다.

이송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전화를 받았다.

당시 나는 목이 너무 잠겨서 큰소리 내기가 어려웠다.

기다리기까지 너무 지치고 어지러웠다.

 

나는 내자리를 최대한 정리를 했고, 화장실 이용도 자제했다.

소독스프레이와 알콜소독제를 항상 손에 쥐었고 비닐장갑을 껴서

내방 책상 위에 있는 물건들을 하나둘씩 정리했다.

내 지문이 묻으면 바로 알콜이나 소독제로 바로 닦았다.

그리고 내방 소독과 격리시설로 이송될때까지 잠자코 기다렸다.

 

 

응급차 뒷칸에 탔다.

 

 

오후 2시 30분에 코로나 이송차량이 찾아 왔다.

나를 데리러 온 공무원에게 너무 죄송했다.

이렇게 확진자를 이송하는 것 자체가

환자의 집안을 소독하고, 차량으로 이동안내 하고 , 치우고,  자가격리 시설로 운송하는 등

코로나라는 위험을 무릎쓰고, 도와주는 공무원들에게 너무나 너무 죄송스러웠다.

그냥 모든것이 죄송했고 면목이 없었다.

항상 힘써주는 공무원과 의료진에게 감사와 사과를 표하고 싶다.

 

 

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응급차를 탔다.

그리고  나는 집을 떠나 노원구에 위치한 한전생활센터 로 배치받았다.

2인 1실로 구성되어 있었다.

 

 

위로, 걱정, 안부, 응원이 담긴 메시지와 전화를 받았지만 죄인이 된 기분은 여전하다.

가족들과 친구들과 사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나는 불안한 마음을 갖고,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챙긴 짐들을 내려놓고 자가격리 시설 생활이 그렇게 시작됐다.

 

 

 

 

예상과 다르게 생활물품들을 많이 지원받아서 깜짝 놀랐다.

 

샤워도구, 빨래도구(표백제, 빨래비누) , 비누, 휴지, 손톱깎이, 가위, 이불, 담요, 욕실슬리퍼, 실내 슬리퍼

배개, 알콜소독제, 비닐, 비닐장갑, 컵라면, 믹스커피, 카누커피, 청소도구, 수건, 생수, 종이컵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받았다.

 

시설내부에 있는 기본옵션은

텔레비젼, 빨래건조대, 옷장, 샤워실, 화장실, 전기포트, 헤어드라이기, 전화기, 히터, 냉장고 가 있다.

 

다만 전자레인지가 없어서 따뜻하게 데워먹을 수 없었다. 매일 차갑게 식힌 편의점도시락으로 끼니를 떼워야했다.

 

그리고 해열제와 해거진담제 같은 약을 주셨다.

필요한 약은 관리실에 전화를 하면 된다.

음식쓰레기를 포함한 쓰레기는 방사폐기물 쓰레기통에 버려야한다.

나는 그렇게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갖고 생활하기 시작했다.

불안하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우울해하지 말고 버텨보기로 다짐했다.

 

이때 겪은 증상은 목에 통증이 있었고 말하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두통과 어지러움을 겪었다.

여전히 나의 체온은 37.5도 이상의 고열이 나왔다.

 

 

 

2021.04.17 토 - 자가격리시설 2일차

 

아침 8시에 눈을 떴다. 목감기처럼 목이 잠기고 목자체가 부은것처럼 불편했다.

목소리도 저음으로 나왔다. 큰목소리를 내는게 어려웠다.

체온계로 재봤더니 여전히 37.5도 이상의 고열이다.

 

 

아침 9시 10분에 엑스레이 검사를 받았다.

엑스레이 검사 받는 사람들은 대개 7~8명정도 였다.

 

코로나 양성확진자의 하루일과 중 하나는 자가검진기록을 하고 제출해야한다.

하루에 두번 자가검진 기록지를 카카오톡 채널로 있고, 하루에 2회씩한다. ( 아침 6시 / 오후 2~3시 )

 

혈압, 체온, 산소포화도, 증상 을 체크한다.

 

2021.04.18 일 - 자가격리시설 3일차

 

인후통(목에 통증: 목이 잠기는 것)은 사라졌다.

계속 진해거담제를 먹는 것을 습관화 시켜서 그런가 인후통은 사라졌다.

 

 

저녁을 먹었다.

저녁 반찬에 피클과 할라피뇨 절임이 나왔는데

할라피뇨를 씹었는데,  고추 특유의 매운 맛과 향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매운맛을 통각으로만 느껴졌다. 쿡쿡 찌르듯이 따갑다. 혀는 마취제 넣은 것처럼 얼얼하다.

 

 

 

2021.04.19 월 - 자가격리시설 4일차

 

제일 큰 증상은 미각과 후각이 둔해져서 맛을 제대로 못느끼는 것이다.

혀는 마취제를 넣은 것처럼 얼얼하다.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목에 통증은 없지만 건조해져서 잔기침을 가끔씩 한다.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기 때문에 답답해서 잔기침이 나오긴 한다.

 

계속 진해거담제 와 물을 먹으면서 버티고 있는 중이다.

정말 시간이 안간다. 그래도 컴퓨터를 챙겨서 다행이다.

 

 

 

2021.04.20 화 - 자가격리시설 5일차

 

나가고싶다. 정말 나가고 싶다.

맑은 날씨, 맑은 하늘을 보면 오히려 우울해진다.

그러나 나는 나갈 수 없다.

 

맛을 못 느끼고, 후각을 못 느낀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충분히 쉬고, 증상이 일어나면 알맞는 약을 복용하는 것 밖에.

 

 

 

2021.04.21 수 ~ 2021.04.25 - 자가격리시설 6일차 ~ 10일차

갑갑하다. 밖에 나가고싶다....

심지어 날씨도 맑고 화창해서 더더욱 괴롭다.

 

친구들과 회사사람들의 위로 카톡과 전화로

괴로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퇴소하기 하루전날 저녁밥을 먹었다. 미각이 서서히 돌아왔다.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빨리 나가고 싶어서 불필요한 짐들은 수거함에 버리고, 준비를했다.

 

2021.04.26 월

퇴소했다. 진짜 도심속 공기가 너무 반가웠다.

그리고 도보로 걸어가서 화랑대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집에서는 가족들이 자가격리를 하고있어서 너무 죄송했다.

 

정말 코로나 걸리면 답이 없다. 감금당하는 느낌이다. 조심해야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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